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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린 도자기, 작품이 되다

2020.06.18

  • 작성자 최고관리자
  • 조회수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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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빛깔로 나만의 그림을 그리는 도자기 핸드페인팅

아름답게 완성하며 성인발달장애인의 취미활동이 되다

 

 

장애가족 행복지킴이 승가원 ci 삽입 /도자기 핸드페인팅 수업에서 물감을 이용하고 있는 장애가족의 모습과 지도자 한명
 

 

  바쁜 생활에 지쳤을 때, 사람들은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며 심리적 안정을 취한다. 최근에는 공방에서만 제작 가능했던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도예, 원예, 뜨개 등의 취미활동이 새롭게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중 직접 꾸민 도자기로 집 분위기를 전환 시켜볼 수 있는 도자기 핸드페인팅의 인기가 상승 중이다. 이에 성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장애인의 취미영역을 넓히고 자아 성취감을 높이고자 서울특별시교육청 종로도서관과 연계하여 도자기 핸드페인팅을 격주로 8회기 진행하게 되었다.

 본관에서는 2018년에도 도자기 핸드페인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신체 장애인들의 참여도가 높았으며, 자신의 작품을 집에 전시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올해에는 성취감을 통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일 수 있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코로나19로 현재 본 복지관에서는 주간활동서비스를 비롯한 긴급돌봄서비스만 진행되고 있는데, 적막한 다른 층과 달리 주간활동서비스가 진행되는 3층은 이용인들로 활기가 넘친다. 평소 활동 시간에도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를 좋아했던 이용인들은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고, 또 자신의 작품을 집에 가져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시작 전부터 기대감을 표현하였다.

 

 

장애가족 행복지킴이 승가원 ci 삽입 /도자기 종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장애가족

 

 

 

  첫 수업은 도자기 핸드페인팅 수업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작품을 제작하기에 앞서 이라는 것에 대해 발달장애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가 은 창문과 문에 달아 예쁜 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것에는 익숙해 하였지만, ‘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에는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이 새, , 물고기 등 예시를 보여주고 자유롭게 고를 수 있게 하니 한 이용인은 작은 꽃이 매달린 종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하며 꽃을 고르거나, “선생님이 만드신 종처럼 해볼래요.” 라며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르게 개성을 살려 만들기 시작하였다. 도자기의 밑그림을 그릴 때도 도안을 보고 똑같이 새를 그리는 사람, 새와 꽃이 아닌 다양한 동그라미 모양을 그리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 등 똑같은 재료로 각자의 취향에 맞게 그려가며 자신만의 종을 만들어가며 뿌듯해 하였다.

  타인이 정해준 것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여 채워가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서 이용인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높아진 기대감은 도자기 수업 언제 또 해요?’라고 물어보는 질문으로 돌아왔고, 수업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이용인들의 기대감을 듬뿍 담은 두 번째 수업에서는 지난 수업 때 만든 종을 마저 완성하고 다음 작품을 진행했다. 2주 전 물감으로 칠하고, 꾸몄던 이 예쁘게 구워져서 눈앞에 있으니 이용인들도 신기해하고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고 뿌듯해 하였다.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매듭까지 묶으니 나만의 근사한 종 완성! 담당자가 이용인들에게 어디에 달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저는 제 방 창문 옆에 달아서 바람 불면 소리 나게 할 거예요.”라고 하거나 거실에 달아서 가족들과 같이 볼 거예요!”라고 각자 기쁜 목소리로 말하였다.

  종을 예쁘게 완성한 뒤에는 두 번째 작품인 밥 먹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밥, 국 공기를 만들었다. 지난 시간처럼 그림에 따라 채색을 하는 것보다 배경으로 색감을 다양하게 넣고 싶은 사람, 꼭 도안에 맞게 그리고 색을 넣고 싶은 사람 등 각자 개성에 맞는 자신만의 밥, 국그릇을 꾸며나갔다

  다양한 활동을 해봄으로써 이용인들은 첫 수업 때 보다 자신감 있게 연필을   잡고 준비된 도안을 그려나가는 한층 밝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참여하였다. “선생님! 나비 그렸어요. 예쁘죠?”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말없이 선생님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숨김없이 표현하였다.

  남은 6회기 동안에는 접시, 컵 받침, 면기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가져갈 예정이다회기가 거듭될수록 이용인들은 완성된 작품들을 보며 성취감을 느끼고 재미있게 참여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용인이 그린 그림이 새겨진 작품이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상차림의 접시로 사용되거나 집의 인테리어 소품으로써 전시된다면, 그것을 보며 앞으로 도자기 핸드페인팅 외의 다양한 취미활동에도 더 참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성인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도자기 핸드페인팅은 단순히 실생활에 이용하는 작품을 만들어 가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번 활동을 통해 맛본 성취감으로 한 발 더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다양한 취미영역에서 신체장애인을 넘어 발달장애인도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성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여러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용인의 욕구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깊은 고민의 시간을 거쳐 만들어 제공해 나갈 것이다.

 

 

송주영 사회복지사   jouu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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